시네마 천국 (Nuovo Cinema Paradiso, 1988)
시네마 천국 (Nuovo Cinema Paradiso, 1988)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중학생, 고등학생일 때 “스크린(Screen)”이라는 영화 전문 월간 잡지책이 있었다.
그때도 영화를 워낙 좋아했던 나는 창간호부터 매달 빠짐없이 사서 보곤 했었다.
다 보고는 무슨 보물인 양 부록으로 나오는 영화 포스터와 영화배우들의 브로마이드, 책받침 등과 함께 정성스레 보관했었다.
그리고 상품도 많이 받았다. 그중 시사회 초대권도 많이 받은 상품들 중 하나였는데, ‘시네마 천국’도 상품으로 받은 시사회 초대권으로 보았었다.
시사회 날 야간 자율 학습 시간에 몰래 빠져나와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그 때문에 다음날 아침 선생님에게 많이 맞았던 기억도 난다.
그래서인지 ‘시네마 천국’에 나오는, 영화를 무지 좋아하는 어린 시절의 토토(Salvatore Cascio)의 모습이 나의
모습처럼 느껴져 시사회 때 ‘시네마 천국’을 굉장히 재미있게 보았었다. 하지만 그때는 간직한 추억보다
추억을 만들 시간이 더 많았던 때였던만큼 옛시절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시네마 천국’의 감동을 100% 느끼지 못했었다.
‘시네마 천국’의 중년의 토토(Jacques Perrin)처럼 소년 시절과 청년 시절을 보낸 후에 ‘시네마 천국’을 다시 보니 시사회 때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동을 느낄 수 있었는데, 아마 세월이 더 흐른 후에 ‘시네마 천국’을 다시 보면 또다른, 더 진한 감동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네마 천국’은 누구나가 어린 시절에
경험했을 이야기들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게 만든다.
‘시네마 천국’은 소년 토토와 알프레도(Philippe Noiret)의 나이를 초월한 우정, 청년 토토(Marco Leonardi)와 엘레나(Agnese Nano)의
이루지 못한 사랑, 성공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로 하고 마을을 떠나는 토토의 이야기들을 통해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던 옛사람들, 짝사랑의 경험들, 사랑의 실패로 아픔을 맛본 경험들,
인생의 큰 갈림길에서 선택의 고민을 했던 경험들과 그때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
어떠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을까 등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해 주고 있다.
‘시네마 천국’은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함께, 텔레비전이 세상에 나오기 이전 영화가 유일한 오락거리였던 시절에 대한 향수가 가득한 영화이다.
‘시네마 천국’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이야기가 “영화”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린 시절 토토가 살았던 마을은 마을의 일상 생활이 “시네마 천국(Cinema Paradiso)”이라는 영화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곳이다.
시네마 천국은 마을 사람들의 놀이터이자 안식처,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만나는 만남의 장소이다.
마을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웃고, 울고, 인생을 즐긴다. ‘시네마 천국’은 영화에 대한 예찬과 함께,
넉넉하진 않았지만 마음만은 여유롭고 낭만적이었던 옛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