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라이트 (City Lights, 1931)
시티 라이트 (City Lights, 1931)
보통 사람들 (Ordinary People, 1980)
찰리 채플린이 제작, 감독, 각본, 주연, 편집, 그리고 음악까지 맡아 만든 ‘시티 라이트’는 찰리 채플린의 최고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이다.
‘시티 라이트’가 나온 1931년은 할리우드가 무성 영화에서 발성 영화로의 전환을 마무리하고
발성 영화가 대중으로부터 한창 인기를 끌고 있던 때였는데, 찰리 채플린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시티 라이트’를 무성 영화로 제작하여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둔다.
‘시티 라이트’는 찰리 채플린의 작품 특유의 웃음 속 감동과 풍자가 가장 아름답게
그리고 가장 진하게 배어 있는, 찰리 채플린의 작품들 중에서 가장 감상적이고 인간미가 넘치는 영화이다.
“코미디 로맨스 팬터마임(A Comedy Romance in Pantomime)”이라는 영화의 서브타이틀처럼
더욱 재미있어진 찰리 채플린의 팬터마임 연기 – 특히 백만장자(Harry Meyers)와 함께 간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여러 재미있는 장면들과
눈먼 소녀(Virginia Cherrill)의 밀린 집세를 대신 내주기 위해 돈을 벌려고 권투 시합을 하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찰리 채플린의 팬터마임 연기는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내고 있으며, 방랑자(Charlie Chaplin)와 가난한 눈먼 소녀 사이의 사랑 이야기는 관객들의 가슴을 아리게 하고 있다.
‘시티 라이트’는 방랑자를 중심으로, 꽃을 파는 가난한 눈먼 소녀와의 이야기와, 매일 술에 취해 자살을 시도하는 백만장자와의 이야기가 나란하게 전개되는 영화이다.
방랑자는 눈먼 소녀와 백만장자에게 삶의 희망을 주고 도움을 주는 구세주 역할로 나오고 있다.
가난한 눈먼 소녀를 돕기 위한 돈을 벌기 위해 갖은 일 – 거리 청소부, 권투 선수 – 을 하고
백만장자에게는 여러 번 목숨을 구해주고 친구가 되어 준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방랑자의 실체를 알지 못하는데
눈먼 소녀는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이 방랑자를 부자로 오해하고, 백만장자는 술에서 깨면 방랑자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이는 영화에서 방랑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 “희망”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도시의 불빛”은 도시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방랑자를 지칭하고 있다.
찰리 채플린은 ‘시티 라이트’에서 방랑자와 가난한 눈먼 소녀 사이의 진실한 사랑 이야기와 술에 취하면 방랑자를
친구로 대했다가 술에서 깨면 방랑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백만장자의 이야기를 서로 대비시켜 자본주의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결국 술에서 깬 백만장자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방랑자를 감옥에 보내버리는 것으로 보답을 하지만
눈먼 소녀는 자신의 눈을 뜨게 해준 이 누추한 방랑자를 외면하지 않고 이번엔 자신이 방랑자에게 꽃을 건네줌으로서 희망을 건네준다.
미국 영화사에서 너무나도 유명한 ‘시티 라이트’의 마지막 장면에서, 방랑자가 눈을 뜬 소녀가 건네준 꽃을 들고 수줍게 짓는 미소는
그 당시 대공황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대중에게 주는 위로와 희망을 담고 있는 미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