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 2014)
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 2014)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1965)
‘언더 더 스킨’은 미헬 파버르의 동명의 소설을 조나단 글래이저 감독이 월터 캠벨과 함께 각색하고, 자신이 직접 연출까지 한 SF(Science Fiction) 장르의 영국 영화이다.
‘언더 더 스킨’의 원작 소설의 주인공은 “우리” 인간의 모습을 한 이설리라는 이름의 여자 외계인이다. 여기서
“우리”를 굳이 붙인 이유는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이설리를 포함한 외계인들이 자신들을 “인간”이라고 부르고,
자신들의 고향에서 부자들만 사서 먹을 수 있는 “보드신” 스테이크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고기를 제공하는
우리 인간들을 “짐승” 또는 “보드셀”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외계인들에게 우리 인간들은 우리 인간들에게
고기를 제공하는 소나 돼지, 닭과 같은 가축인 셈이다.
이설리는 자신의 고향에서 “보드신” 스테이크를 제조, 판매하는 베스 주식회사의 노동자이다.
이설리가 붉은색 코롤라 자동차를 몰고 스코틀랜드 고지대를 돌아다니면서 주로 덩치 큰 근육질의 남자
히치하이커를 자동차에 태우고, 이 보드셀에게 기다리고 있는 가족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운전대의 “익파투아” 스위치를 누르면
조수석의 방석 속의 조그만 덮개 속에서 소리 없이 튀어나오는 주삿바늘로 기절시킨 뒤,
모레이 만 근처에 위치한 아브라크 농장으로 데리고 오면, 우리 인간들, 즉 보드셀들의 눈을 피해 농장의 땅속 깊은 곳에
만들어 놓은 가공실에서 남자 노동자들이 이설리가 데리고 온 보드셀을, 털을 밀고, 거세를 하고,
살을 찌우고, 장기를 수정하고, 화학적으로 정화된 보드셀로 한 달간 가공 처리하여,
매달 같은 시간에 농장에 들어오는 베스 주식회사의 수송선에 실어 보낸다.
부패와 훼손, 그 외에는 달리 그곳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설명할 표현이 없었던 “뉴 에스테이트”에서의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지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아름다웠던 자신의 몸을 수술을 통해 “짐승”들하고 비슷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희생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설리는 베스 주식회사 회장의 아들인 암리스 베스가 농장에 도착하면서,
그에 대한 자신의 편견에 금이 가고, 자신의 가치와 포부에 의문을 가지게 된다. 우리에 갇혀 있던 불쌍한 보드셀들을 풀어 주고,
고향에는 없는 이곳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감탄하는 암리스 베스를 통해 이설리는
보드셀에 대한 자신의 무관심이 흔들리면서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해간다.
‘언더 더 스킨’의 원작 소설에서 “뉴 에스테이트”에서 보낸 이설리의 과거가 희미하게 언급되고,
그녀가 어떤 희생을 감수했고 어떤 일로 먹고 사는지가 드러나고, 결국 그녀가 “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하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결말에 이르면, 독자들은 그녀에 대한 연민을 금할 길이 없다. ‘언더 더 스킨’의 원작 소설은 예고도 없이 할당량을 올리려는
변덕스러운 기업주 때문에 고생하고, 돈 많은 남자들에게 버림받고, 일터의 저속한 인간들이 자행하는 성차별을 감수해야 하는 등,
외계인이지만 우리 인간들의 삶과 별반 다르지 않는 삶을 사는 이설리의 이야기를 통해,
기업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와, 인간성 상실, 빈부 격차, 계급 갈등, 성차별, 동물 학대, 환경 파괴 등을 비판적이고 풍자적으로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