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1976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 1976
시계태엽 오렌지 A Clockwork Orange 1971
트래비스는 자신이 직접 나서서 타락한 사회를 정화하겠다는 망상에 빠져든다.
“잘 들어, 멍청이들아. 더이상 참지 않겠어. 쓰레기 같은 놈, 더러운 년, 개, 오물, 똥에 맞설 사내가 여기에 있어. 맞서 싸우기 위해 일어선 자가 여기에 있어. 여기에…”
트래비스는 우연히 만난 12살짜리 창녀 아이리스(Jodie Foster)를 포주인 스포트(Harvey Keitel)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하지만 아이리스는 이를 거부한다.
트래비스는 아이리스마저 자신을 거부하자 마침내 사회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다.
트래비스는 자신을 거부한 두 여자, 벳시와 아이리스의 포주인 찰스 팰런타인과 스포트를 죽이고, 벳시와 아이리스를 이들로부터 구해 내기로 마음먹는다.
사회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한 트래비스에게는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벳시를 이용하는 찰스 팰런타인이나, 아이리스를 이용하는 스포트나 다를 바가 없다.
트래비스는 찰스 팰런타인을 유세장에서 저격하려다 실패하자 스포트를 찾아간다.
그리고 스포트의 복부에 총알을 박아 넣는다.
“이거나 처먹어라!”
트래비스가 아이리스를 구해 내기 위해 사창가의 악당들과 벌이는 총격전 장면은 지금 보아도 상당히 폭력적이다.
총격전 장면을 자세히 보면 화면의 색감이 달라지는데, 이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화면 가득한 붉은 피의 선명도를 줄이고 관객들에게 혐오감을 덜 주기 위해 총격전 장면만 채도를 낮추는 영상 처리를 했기 때문이다.
‘택시 드라이버’의 결말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아이러니하게도 트래비스는 영웅이 된다.
트래비스는 아이리스의 부모로부터 감사의 편지까지 받는다.
트래비스의 택시를 탄 벳시는 영웅이 된 트래비스를 다정하게 대한다.
사회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해 대통령 후보를 저격하려 했던 트래비스가 영웅이 되는 결말은 사회의 가치 판단 기준마저 흔들고 있어 관객들에게 큰 혼란을 주고 있다.
너무나도 혼란스런 결말로 인해 많은 관객들과 영화 평론가들이 결말이 현실이 아닌, 총격전에서 총을 맞고 소파에 쓰러져 죽어 가는 트래비스의 환상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택시를 탄 벳시를 목적지에 내린 후 다시 뉴욕의 밤거리로 들어선 트래비스가 백미러로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으로 트래비스는 총격전에서 죽지 않았고, 따라서 결말이 트래비스의 환상은 아닌 듯하다.
결말이 현실이든 트래비스의 환상이든, 어쨌든 외로움으로 고통받던 트래비스는 구원을 받았다.
하지만 트래비스가 백미러로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장면은 또 다른 의문을 던지고 있는데,
과연 트래비스는 정말로 구원을 받았는가, 즉 외로움에서 완전히 벗어났는가 하는 것이다.
트래비스가 또다시 외로움에 빠져 사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할 지도 모를 일이다.
왜냐하면 타락하고 개인을 외롭게 만드는 사회는 결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둘 다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트래비스 비클 역의 로버트 드 니로와 아이리스 역의 조디 포스터 – 영화 촬영 당시 조디 포스터의 나이는 13살이었다 – 는 각각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트래비스의 택시 안에서 한 아파트의 2층 창문을 통해 보이는 바람을 피는 아내의 실루엣을 지켜보는 손님(Martin Scorsese) 역으로 영화에 잠깐 출연도 한다.
‘택시 드라이버’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음악상의 4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지만 하나도 수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1998년에 선정한 “위대한 미국 영화 100 (AFI’s 100 Years…100 Movies)”에서 47위를,
새로이 선정한 2007년 10주년 기념판에서는 52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