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트

문라이트 (Moonlight, 2016)

문라이트 (Moonlight, 2016)

문라이트 (Moonlight, 2016)

멀홀랜드 드라이브 (Mulholland Drive, 2001)

후안(Mahershala Ali)이 달이 떴을 때 신발도 신지 않은 채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에 어느 할머니가 했던 말을 리틀(Alex Hibbert)에게 들려준다. 문라이트

“저 달빛을 따라잡으려고 뛰어다니네. 흑인 아이들은 달빛을 받으면 파랗게(blue) 보여.

너도 파랗게 보여. 난 널 블루라고 부르겠어.”

‘문라이트’도 흑인 아이 리틀이 해변가에서 달빛을 받으며 서 있는 듯 파랗게 보이는 리틀을 보여 주는 장면으로 끝난다.

“blue”는 “파란”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지만, “울적한”, “우울한”, “그다지 희망적이 아닌”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문라이트’는 한 흑인 아이가 청소년이 되고 어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영화이다.

영화의 이야기만 언뜻 들으면 ‘문라이트’는 2년 전에 수상은 하지 못했지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한 아이의 성장 드라마

‘보이후드 (Boyhood, 2014)’를 연상시킨다. 하지만 성장 드라마라고 하면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삶에 희망을 보게 되는 이야기가 보통이지만, ‘문라이트’를 성장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문라이트’의 주인공의 삶이 너무나도 우울하고 어둡다. 주인공의 삶에 도무지 희망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어른으로 성장한 주인공이, 마약에 빠져 엄마 노릇을 하지 못했던 엄마 폴라(Naomie Harris)가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또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했던 친구를 10년 만에 만나면서,

희미한 달빛처럼 작은 희망이 주인공을 비추는 듯하지만, ‘문라이트’는 파랗게 보이는 어린 시절의 주인공을 보여 주는 장면으로 끝난다.

‘문라이트’는 세 개의 장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각 장에 “리틀”, “샤이론”, “블랙”이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다.

‘문라이트’의 주인공의 이름은 샤이론이다.

리틀과 블랙은 샤이론의 별명이다.

1장 “리틀”은 또래에 비해 몸집이 왜소한 리틀이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을 피해 도망쳐 들어간 마약 밀매 장소인 빈

건물에서 마약상 후안을 만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후안과 그의 여자 친구 테레사(Janelle Monae)는

친구들과는 어울리지 못하고, 마약을 하는 엄마로부터 사랑도 받지 못하는, 갈데없는 외로운 아이 리틀을 마치 아들처럼 돌봐 준다.

2장 “샤이론”은 십 대 청소년이 된 샤이론(Ashton Sanders)이 교실에서 수업 중에 학급

친구 테렐(Patrick Decile)로부터 놀림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샤이론은 친구들에게는 따돌림을 당하고, 이제는 마약 중독자가 되어 버린 엄마로부터는 완전히 소외된,

여전히 갈데없는 외로운 십 대 청소년이다. 이제는 후안도 없다.

정처 없이 도시를 떠돌던 샤이론은 해변가에서 유일한 친구 케빈(Jharrel Jerome)을 우연히 만난다.

샤이론은 케빈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하지만 테렐의 이간질로 샤이론과 케빈의 사이는 갈라지고,

더이상 테렐의 괴롭힘을 참지 못한 샤이론은 교실에서 의자로 테렐을 내리친다.

이로 인해 샤이론은 경찰에 끌려가게 된다.

3장 “블랙”에서는 1장과 2장에 비해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

어른으로 성장한 블랙(Trevante Rhodes)이 재활원에서 마약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엄마를 면회하러 가고,

10년 만에 케빈(Andre Holland)의 전화를 받고서 케빈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가 전부다.

하지만 3장은 마지막 장인 만큼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가장 감동적인 장이다.

영화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 주기 위해 사용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음악이다.

3장에서는 음악, 특히 ‘문라이트’가 흑인 영화 감독이 만든 흑인 영화인 만큼 흑인 음악 또는 흑인 음악

풍의 음악을 사용하여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해 준다.

엄마를 면회하러 간 블랙은 엄마가 엄마 노릇을 하지 못했던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본다.

블랙이 엄마를 면회하고 난 직후에 브라질 가수 Caetano Veloso가 부르는 ‘Cucurrucucu Paloma’가 흐르면서 블랙의 찢어지는 마음을 표현한다.

“사람들은 말하네. 그는 밤마다 오직 울기만 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

그는 먹지도 않고 그저 잔만 들이켰다고. 사람들은 단언하네. 하늘도 그의 울음을 듣고 흔들렸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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