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의 묵시록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1979)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1979)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1979)

잉글리쉬 페이션트 (The English Patient, 1996)

“극단적인 손상”을 입은 커츠 대령(Marlon Brando)이 숨을 거두기 직전 되뇐다. “공포. 공포.”

이 대사는 커츠 대령을 “극단적인 손상을 입혀 제거한” 윌러드 대위(Martin Sheen)가, 타고온

PBR을 타고 사원을 떠나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한번 메아리처럼 울려퍼진다. “공포. 공포.”

‘지옥의 묵시록’은 전쟁이 가져오는 공포와 광기를 그린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영화이다.

조셉 콘래드의 소설 ‘Heart of Darkness’를 존 밀리어스와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각색을 하였다.

그리고 윌러드 대위 역의 마틴 쉰의 목소리로 영화에 흐르는 내레이션은 베트남 전쟁 종군 기자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Dispatches (1977)’의 저자 마이클 허가 썼다.

‘지옥의 묵시록’은 칸 영화제에서 ‘양철북 (Die Blechtrommel, The Tin Drum, 1979)’과 함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16주를 예정으로 시작된 필리핀에서의 촬영 기간만 238일이나 소요된 ‘지옥의 묵시록’은 촬영에 얽힌 에피소드도

영화만큼이나 유명한데, 이를 다룬 다큐멘터리 ‘회상 지옥의 묵시록 (Hearts of Darkness: A Filmmaker’s Apocalypse, 1991)’도 만들어졌다.

2001년에는 1979년에 개봉된 ‘지옥의 묵시록’에서 삭제된 49분 분량의 장면들을 추가하고 다시 편집한 재편집판이

“돌아온”, “회생한”을 뜻하는 “redux”가 붙여진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 (Apocalypse Now Redux)’라는 제목으로 재개봉되었다.

윌러드 대위는 해군 정찰선을 타고 눙강을 거슬러 올라가, 베트남 남부 고지의 주민들로 구성된 부대를 이끌고

캄보디아에 잠입해 군을 이탈한 특수 부대 사령관 커츠 대령을 찾아 “극단적인 손상을 입혀 제거하라”는 기밀 임무를 맡게 된다.

윌러드 대위는 PBR의 선원인 셰프(Frederic Forrest), 랜스(Sam Bottoms), 클린(Laurence Fishburne),

그리고 기관장 필립스(Albert Hall)와 함께 커츠 대령을 찾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I love the smell of napalm in the morning.”

(난 아침에 나는 네이팜의 냄새를 사랑해.)

미친 커츠 대령을 찾아 눙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윌러드 대위의 여정은 표면적으로는 기밀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여정이지만

상징적으로는 전쟁의 광기를 확인하기 위한 여정이자, 전쟁의 광기를 이미 확인한 커츠 대령을 이해하기 위한 여정이다.

‘지옥의 묵시록’은 윌러드 대위가 눙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여정과 함께 전쟁의 광기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장면들을 계속 보여 준다.

윌러드 대위는 자신들을 눙강 입구까지 호위해 줄 킬고어 중령(Robert Duvall)을 만난다.

서핑 마니아인 킬고어 중령은 눙강 입구에 있는 베트콩 마을은 높은 파도가 치는 곳이라는 말을 듣고는 바로 베트콩 마을을 공습하기로 결정한다.

킬고어 중령은 헬리콥터에 설치한 확성기를 통해 바그너의 ‘발퀴레의 기행’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베트콩 마을을 무차별 폭격한다.

네이팜탄이 터진 후 킬고어 중령이 내뱉는 대사는 어이없으면서도 섬뜩하다.

킬고어 대령은 윌러드 대위가 목격하게 될 광기의 시작에 불과했다.

지옥의 문으로 들어선 윌러드 대위는 플레이보이 바니 걸들을 보고 이성을 잃은 병사들이 무대 위로 뛰어올라 아수라장이 되는 광경을 목격하고

일행이 삼판에 타고 있던 베트남인들을 실수로 몰살시키는 끔찍한 광경도 목격한다. 눙강의 마지막 전초 기지인 두룽

다리에서는 완전히 넋이 나간 병사들과, 폭탄이 터지는 소리, 그리고 여기저기서 치솟는 불길들로 전초 기지라기보다는 그야말로 지옥이나 다름없는 광경을 목격한다.

‘지옥의 묵시록’에서 두룽 다리까지의 여정을 전쟁의 광기를 확인하는 여정이었다면

두룽 다리를 지나서는 전쟁과 전쟁의 공포에 대한 사색과 탐구를 하는 여정으로 바뀐다.

윌러드 대위는 마치 프랑스 인도차이나 전쟁 때의 군인들로 보이는 프랑스인들을 만난다.

1979년에 개봉된 ‘지옥의 묵시록’을 너무 오래 전에 봐서 ‘지옥의 묵시록 리덕스’에서 추가된 장면이 어느 장면인지 모두 가려낼 수는 없지만

윌러드 대위 일행이 헬리콥터의 연료 부족으로 고립된 플레이보이 바니 걸들과 시간을 보내는 장면과 함께

프랑스인들을 만나는 장면은 추가된 장면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낼 수 있을 정도로 분량이 꽤 길다.

개인적으로 플레이보이 바니 걸들과 시간을 보내는 장면은 영화의 상영 시간만 늘린 불필요한 장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프랑스인들을 만나는 장면은 갑자기 다른 영화를 보고 있나 싶을 정도로 영화의 흐름에서 많이 벗어나는 장면이긴 하지만

이곳이 자기네들 땅이라고 우기는 프랑스인들을 통해 미국과 제국주의에게 경고를 하는 나름 의미가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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