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Network, 1976)
네트워크 (Network, 1976)
텔레비전은 과연 문명의 이기인가, 바보 상자인가?
텔레비전 방송국 프로듀서에게 방송국의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사원으로서 시청률에 대한 책임이 먼저인가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제작자로서 프로그램과 시청자에 대한 도덕적, 사회적 책임이 먼저인가?
시드니 루멧 감독은 이지적이고 통찰력이 정말 뛰어난 영화감독이다.
시드니 루멧 감독은 바뀌어지지 않는 인간의 본성과도 같은 특정 사회적 문제를 간파하고
이를 짜임새 있는 영화의 스토리 라인과 화면의 전개를 통하여 신랄하게 풍자하고 비판하는 사회 영화를 연출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영화감독이다.
‘네트워크’에서는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진 한 텔레비전 방송국의 부도덕함을 통해
자본에 지배되어 철저하게 상업화된 텔레비전 방송계를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
‘네트워크’는 보도를 하는 형식으로, 영화의 주인공인 하워드 빌(Peter Finch)에 대한 내레이터(Lee Richardson)의 설명으로 시작한다.
UBS TV의 뉴스 앵커, 하워드 빌은 한때는 높은 시청률로 인기를 누렸으나, 점점 시청률이 떨어지자 결국 UBS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좌절한 하워드 빌은 방송을 통하여 다음 주 화요일 방송에서 자살을 하겠다고 폭탄 발언을 한다.
하워드 빌의 방송 사고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시청률은 급등한다.
프로그램 기획자 다이아나(Faye Dunaway)는 시청률이 급등하자 하워드 빌을 해고해서는 안 된다고 UBS 사장
프랭크 해켓(Robert Duvall)을 설득하고, 심지어는 하워드 빌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까지 기획한다.
하워드 빌의 동료이자 오랜 친구인 UBS 뉴스 부장, 맥스(William Holden)는 직업적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병이 점점 심해져가는 하워드 빌을 방송에
계속 내보내려는 다이아나와 프랭크 해켓의 결정에 반대한다.
프랭크 해켓은 맥스를 해고한다. 한편, 맥스는 다이아나의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빠져, 25년을 함께 한 아내, 루이스(Beatrice Straight)를 버리고 다이아나와 동거를 시작한다.
“I’m as mad as hell, and I’m not going to take this anymore!”
(너무 화가 나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네트워크’에서 다이아나와 프랭크 해켓은 텔레비전을, 맥스와 하워드 빌은 텔레비전 시청자를 상징하고 있다.
사랑을 나누는 중에도 프로그램 기획과 시청률만을 생각하는 다이아나는 텔레비전만큼이나 감정이 없는 냉혈한 여자이다.
다이아나는 시청률을 위해서 정신병이 심해져가는 하워드 빌을 계속 방송에 내보내고, 테러 단체를 텔레비전 쇼에 출연시키는 부도덕함을 보여 준다.
프랭크 해켓 또한 그의 대사 “방송국은 매음굴과 마찬가지야, 팔 수 있을 때 많이 팔아야 돼.”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방송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떠한 저질스런 프로그램도 방송하는 상업화된 텔레비전 방송계를 상징하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반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다이아나의 유혹에 빠지는 맥스는 텔레비전이 보여 주는 세상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텔레비전에 빠져드는 시청자를 상징하고 있으며
현실에서 점점 괴리되어 가는 하워드 빌은 텔레비전이 보여 주는 세상에 완전히 빠져, 아예 현실과 구분을 못하는 시청자를 상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