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낙서 (American Graffiti, 1973)
청춘낙서 (American Graffiti, 1973)
‘대부 (The Godfather, 1972)’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제작을 맡고, 조지 루카스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청춘낙서’는 조지 루카스 감독의 두 번째 연출 영화이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청춘낙서’의 흥행 성공으로, 그의 영화 감독 데뷔작이었던 ‘THX-1138 (THX-1138, 1970)’의 흥행 실패를 만회하였을 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에 일대 혁명을 일으킨 기념비적인 영화 ‘스타 워즈 (Star Wars, 1977)’를 만들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영화 감독인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더불어, 영화의 이야기와 영화 배우들의
연기 중심이었던 기존의 영화 형식에서 벗어나, 화려한 특수효과와 감각적인 편집으로 구성된 독창적인 영상들로 시각적인 효과를 높인
새로운 영화 형식을 개척한 영화 감독이다. 조지 루카스 감독의 대표작인 ‘스타 워즈’는 그가 추구해 온 새로운 영화 형식을 확립한 영화이다.
물론 ‘청춘낙서’는 ‘스타 워즈’와 영화 장르뿐만이 아니라, 영화의 스케일도 전혀 다르고, 화려한 특수효과도 전혀 없다.
하지만 ‘청춘낙서’도 조지 루카스 감독이 추구해 온 영화 형식을 엿볼 수 있는 영화이다.
‘청춘낙서’는 ‘스타 워즈’처럼 화려한 특수효과는 없지만 조지 루카스 감독의 영화답게 이야기보다는 영상으로 관객들을 자극하는 영화이다.
사실 ‘청춘낙서’는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 거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그리고 졸업을 앞둔 4명의 청소년들, 커트(Richard Dreyfuss),
스티브(Ronny Howard), 테리(Charles Martin Smith), 존(Paul Le Mat)이 펼치는 하룻밤 동안의 해프닝을 보여 줄 뿐이다.
이야기의 부재와 만화 캐릭터 같은 등장인물들로 인해 많은 영화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청춘낙서’가 결국 흥행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청춘낙서’의 4명의 청소년들처럼 1960년대 초반에 청춘 시절을 보낸 미국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청춘낙서’는 4명의 청소년들이 펼치는 하룻밤 동안의 해프닝을 통해 1960년대 초반 당시 미국 청소년들의 풍속도를 그려낸 영화이다.
역시 1960년대 초반에 청춘 시절을 보낸 조지 루카스 감독 자신의 이야기가 투영된 ‘청춘낙서’는 4명의 청소년들이 펼치는 하룻밤
동안의 해프닝 속에 담겨 있는 청춘 시절 누구나 겪었던 미래에 대한 고민과 진로 결정, 사랑, 반항, 그리고 당시
청소년들의 꿈이었던 자동차와, 당시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라디오와 로큰롤 등이 관객들에게 청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춘낙서’는 미국 관객들에게 청춘 시절에 대한 향수와 함께, 영화의 시간적 배경인 1960년대 초반 – 영화의 정확한 시간적 배경은 1962년이다 – 에 대한 향수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60년대 초반은 사회적으로는 케네디 대통령 암살과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 직전의,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영국 팝 음악이 밀려오고 반문화
운동이 정점에 이르기 직전의, 그야말로 미국인들에게는 정말 좋았던 시절이었다. ‘청춘낙서’는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낙천적인 청소년들의 모습과, 영화의 시작과 함께 흘러나오는 Bill Haley and His Comets의 ‘Rock Around the Clock’로 시작해서 영화가
끝날 때 흘러나오는 The Beach Boys의 ‘All Summer Long’까지, 영화 내내 거의 쉴 새 없이 흘러나오는 1950년대 중반과 1960년대 초반에
인기를 끌었던 40여 곡의 미국 팝 음악이 미국 관객들에게 1960년대 초반의 좋았던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청춘낙서’는 다분히 미국적인 영화이다. 특별한 이야기도 없이 보여 주는 4명의 청소년들이 펼치는 하룻밤 동안의 해프닝을 통해 미국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청춘낙서’는 향수를 느낄 수 없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조금은 지루한 영화일 수도 있다.
하지만 4명의 청소년들이 펼치는 코믹한 해프닝을 보는 재미는 있다.
특히 영화의 초반부에서 스티브는 대학 입학을 위해 다음날 아침에 함께 고향을 떠나기로 되어 있는 커트가 고향을 떠나는 것을
망설이자 커트를 바로 나무라지만, 다음날 아침에 정작 비행기를 타는 건 고향을 떠나는 것을 망설였던 커트이고,
커트를 나무랐던 스티브는 커트의 여동생이자 연인인 로리(Cindy Williams) 때문에 고향에 남기로 결정한다.
‘청춘낙서’는 변덕스럽고 불안정한 청소년들이 펼치는 해프닝을 재미있게 그려 나가고 있다.
‘청춘낙서’에서 스타들의 청춘 시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티브 역의 로니 하워드는 현재는 영화 배우로서보다는 영화
감독겸 영화 제작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뷰티풀 마인드 (A Beautiful Mind, 2001)’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하기도 한 그 론 하워드이다. 그리고 ‘굿바이 걸 (The Goodbye Girl, 1977)’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리차드 드레이퓨스가 커트 역으로 나오며, 해리슨 포드가 밥 팔파(Harrison Ford) 역으로 나온다.
그리고 1960년대 초반 당시 실제로 유명한 디스크자키였던 울프맨 잭이 디스크자키(Wolfman Jack) 역으로 출연한다.
‘청춘낙서’는 작품상, 감독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의 5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이 제작하고, B. W. L. 노튼 감독이 연출한 ‘청춘낙서 2 (More American Graffiti, 1979)’가 나왔으나 큰 인기는 끌지 못했다.